음성듣기
  • 잣을 올리려고 왔다가 입이 돌아간 판동
  • 을사(乙巳 : 道紀 35, 1905)년 봄에 함열(咸悅)에 사는 조판동이 상제님의 신성하심을 듣고 잣 두 되를 까 백지로 세 겹을 싸서 가져오거늘
  • 상제님께서 판동에게 “네 부친은 있느냐?” 하고 물으시니 판동이 ‘부친? 부친이 무엇인가?’ 하고 생각하다가
  • 대답이 궁색하여 말하기를 “뒷간에 가면 똥 치우는 것은 있어요.” 하니라.
  • 상제님께서 “야, 이놈아! 뒷간의 부추리가 네 아버지냐? 내가 네 아비를 물었지. 어디 뒷간에 가서 네 아비 좀 데려오니라. 어디 있느냐?
  • 에이, 이놈. 네가 나이를 먹었어도 헛나이를 먹었으니 나를 섬기겠느냐!” 하고 호통치시며 뺨을 한 대 때리시니 판동의 입이 돌아가서 귀에 가 붙는지라
  • 판동이 당황하여 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“아이고, 집을 어찌 갈까! 나를 보고 내가 아니라고 하면 어쩔꼬?” 하고 울먹이거늘
  • 호연이 안쓰러워 “저 사람 입 좀 바로잡아 주세요.” 하니 “돌아간 걸 어떻게 바로잡느냐?” 하시며 들어주지 않으시니라.
  •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
  • 이에 호연이 판동에게 다가가 “가져온 잣을 내드리세요.” 하고 넌지시 일러 주니
  • 판동이 손을 여러 번 씻은 후에 양손을 조롱박 모양으로 벌리고 잣을 가져다가 올리며 “이놈 좀 잡수어 보십시오.” 하거늘
  • 10 상제님께서 “네 손을 베어 먹으랴,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!” 하고 꾸중하시니라.
  • 11 판동이 계속되는 상제님의 꾸중에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데
  • 12 호연이 뒷춤에 종발을 숨기고 다가가 살며시 건네며 “어른께 드리는데 어떻게 손에다 갖다 드리는 수가 있어요?” 하고 속삭이니
  • 13 판동이 정신을 가다듬고 잣을 종발에 담아서 올리거늘
  • 14 상제님께서 이를 받으시며 “우리 호연이가 가르쳐 줘서 네가 그릇에 담아 왔지, 이 배우지 못한 놈아!” 하시니 순간 판동의 입이 감쪽같이 제자리로 돌아오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9:56)




  • 4절 56:4 부추리. 전라도에서 사용하는 말로, 헛간에서 뒷일을 본 뒤에 재를 뿌리고 똥을 치우던 큰 주걱 모양의 나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