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제사 음식을 가져다 잡수시는 공사
  • 날이 궂을 때에는 상제님께서 종종 도깨비를 부르시어 없는 물건을 가져오라 명하시는데
  • 이 때 도깨비라 부르지 아니하시고 다른 여러 이름으로 부르시더라.
  • 병오년 동짓달 초이튿날에 상제님께서 바닥에 막대기로 금을 그으시니
  • 호연이 “무엇 하려고 금을 긋고 보세요?” 하거늘 “잔나비 오라고 그런다.” 하시니라.
  • 호연이 다시 “잔나비는 무엇 하게요?” 하고 여쭈니 “심심하니 여기 없는 것 가지고 오라고 해 보련다.” 하시거늘
  • 김덕찬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신이 나서 말하기를 “선생님 덕분에 목 좀 축여야겠습니다.” 하니라.
  • 이에 상제님께서 “그래라. 실컷 먹고 나중에 배가 터지거든 저 말총으로 꿰매라.” 하시는데
  • 그 찰나에 도깨비들이 나타나며 “바로 왔습니다.” 하고 절을 하는지라
  • 상제님께서 도깨비들에게 “왔느냐. 너희들 대장이 어디 있는고?” 하시니 그중 몸집이 큰 도깨비가 앞으로 나서거늘
  • 10 상제님께서 “네가 장수냐?” 하시니 “예.” 하고 대답하니라.
  • 11 상제님께서 다시 “대루(對壘)장수가 누구냐?” 하고 물으시니 여기저기서 몇몇이 나서거늘
  • 12 상제님께서 그들을 향하여 “너희들 내가 시키는 대로 하겠느냐?” 하시니 모두 “예!” 하고 큰 소리로 다짐하니라.
  • 13 상제님께서 명하시기를 “좁은목 오목대가 너희들 구역이지? 오늘 그 밑에 있는 생교골에서 제를 지내니 음식을 다 가져오너라. 내가 먹어야겠다.” 하시니
  • 14 대장 도깨비가 나서며 “드신다면 그렇게 하지요. 보자기 하나만 주십시오.” 하니라.
  • 15 이에 큰 이불보를 하나 주시니 과연 차려 놓은 음식을 모두 싸 오거늘
  • 16 음식을 나누어 드신 후에 오른발을 들어 왼쪽으로 원을 그리며 한 바퀴 빙 돌리시니 도깨비들이 모두 사라지더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4:79)




  • 11절 79:11 대루장수. 보루(保壘)를 구축하고 적군과 상대하는 장수.
  • 13절 79:13 오목대(梧木臺). 전북 전주시 교동 소재. 조선 시대의 왕족인 전주 이씨의 발상지로서 고려 우왕 6년에 이성계가 남원 운봉에서 왜구 아지발도(阿只拔都)의 무리를 무찌르고 개선 잔치를 열었던 곳이다.
  • 13절 79:13 생교골. ‘향교가 있는 골’이라는 뜻으로 전주시 교동의 옛 이름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