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이놈들 일어나거라
  • 다음날 아침, 어천하신 지 이레 만에 출상을 하려는데 형렬이 상여꾼을 얻지 못하게 하고 종도들로 하여금 상여를 메게 하거늘
  • 종도들이 한 번이라도 더 상제님을 가까이 하고 싶어서 대여를 서로 메겠다고 나서니라.
  • 대여 준비를 마치니 형렬이 한 종도에게 “호연이 불러오라.” 하여 호연을 천구(遷柩)하는 과정부터 참관토록 하고
  • 종도 네 사람으로 하여금 상제님의 성체를 대여에 모시도록 지휘하니라.
  • 이에 네 사람이 사랑방으로 가는데 문앞에 이르니 방문이 벌컥 열리며 상제님께서 수의(壽衣)를 입으신 채 걸어 나오시거늘
  • 종도들이 모두 질겁하여 땅바닥에 그대로 엎어져 버리니 상제님께서 “야, 이놈들! 일어나거라.” 하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시니라.
  • 종도들이 의아해하며 살며시 안에 들어가 재궁(梓宮) 속을 들여다보니 상제님께서는 여전히 누워 계시거늘
  •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여 재궁을 들고 밖으로 나서는데 돌연 재궁 속에서 “무겁다고 마라. 무겁다고 마라, 잉?” 하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는지라
  • 종도들이 “야, 선생님이 안 돌아가셨다! 살아 계신데 이래서 어쩔거나. 태운장 어른, 나오시오~!” 하며 재궁을 들고 우왕좌왕하매
  • 10 형렬이 사랑방에서 급히 따라 나오며 “개의치 말고 어서 모셔라.” 하고 이르니라.
  • 11 이에 어찌할 수 없이 성체를 대여에 모신 뒤에 종도 열여섯 사람이 대여를 메고 발인을 하려고 하니
  • 12 느닷없이 “나 간다~. 아이고, 내가 또 언제 여길 와서 이럴거나~.” 하는 구슬픈 만가 소리가 울리거늘
  • 13 처음에는 모두 요령잡이가 하는 소리로 알았더니 자세히 들어 본즉 상제님께서 부르시는 노랫소리더라.
  • 14 종도들이 마음을 졸이며 ‘정작 안 돌아가신 것을 이러는가?’ 하여 그저 서서 머뭇거리다가
  • 15 이내 재궁을 내려서 확인해 보니 고요하신 모습 그대로이거늘
  • 16 마음을 다잡고 다시 대여를 메고 가려는데 또 “무겁다고 마라. 내가 무겁게 하려면 무겁고, 가볍게 하려면 가벼우니 무겁다고 마라.” 하는 노랫소리가 들리는지라
  • 17 종도들이 다시 대여를 멈추고 확인을 해 보나 역시 그대로이더라.
  • 18 이렇듯 대여를 메고 가려고만 하면 살아 계신 듯 조화를 부리시니
  • 19 출상을 하려다가 멈추기가 수차례요, 아침에 시작한 것이 점심때가 지나서야 겨우 나가게 되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10:70)




  • 8절 70:8 재궁. 임금이나 왕후 등의 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