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살아 계신 것같이 조화를 부리시니
  • 이윽고 출상 전날이 되자 종도들이 형렬의 집 대문 앞에서 대여를 꾸며 댓도리를 하거늘
  • 일부 종도들은 빈 상여를 메고 나머지 종도들은 지팡이를 짚고 울면서 고샅을 지나는데
  • 홀연 상여 속에서 장구 소리가 나며 상제님을 모신 사랑방으로부터 만가(輓歌) 소리가 들리더라.
  • 이에 종도들이 모두 놀라고 무섭기도 하여 상여를 내려놓고 방으로 뛰어가 보니 상제님께서는 변함없이 고요하게 누워 계시거늘
  • 다시 돌아와 각기 상여를 메고 지팡이를 짚고 동네를 도는데, 또렷한 상제님의 음성에 아직도 살아 계신 것만 같아 선뜻 울음이 나오지 아니하더라.
  • 이 때 어디선가 “왜 울지 않느냐? 눈구녕을 모두 잡아 뺄란다!” 하고 크게 꾸짖으시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니 종도들이 ‘어쩐 일이냐?’며 술렁이기 시작하거늘
  • 상제님께서 공중으로 날아오시어 “나 여기 있다, 이놈아!” 하시며 ‘흔적 뺀다.’고 종도들의 머리를 한 번 잡아 내두르고 가시니라.
  • 이에 종도들이 “아이고, 아이고.” 하며 곡을 하니 다시 “야, 이놈들아! 네 어미 죽었냐, ‘아이고, 아이고’ 하게? 울음도 몇천 가지인 것이다.” 하시거늘
  • 한 종도가 “그러면 어떻게 울어야 옳습니까?” 하고 여쭈니 “어이(御移), 어이(御移) 해라.” 하시므로 모두 명하신 대로 하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10:69)




  • 1절 69:1 댓도리. 상여놀이. 호상이거나 여유 있는 집의 상일 때, 출상 전날이 되면 저녁에 상두꾼들이 모여 소리와 발을 맞춰 본다는 구실로 빈 상여를 메고 이 놀이를 벌인다. 지역에 따라 다시래기, 대돋음, 대드름 등으로 부른다.
  • 2절 69:2 상여. 김자현 성도의 노모 장례식 때 사용했던 상여이다.
  • 3절 69:3 만가. 상여소리. 죽은 이를 애도하는 시가(詩歌).
  • 9절 69:9 어이. 세간에서 상주는 부친상일 때 ‘애고(哀孤)’하고, 모친상에는 ‘아이고’ 하며 곡을 한다. 복인이나 조문객은 호상(好喪)일 경우 ‘어이어이’ 하고 운다. 상제님께서 ‘어이, 어이 해라.’ 하고 명하신 것은 곡성의 음을 취해 ‘제(帝)가 이동한다(移).’는 뜻을 드러내어 당신의 신원을 다시 한 번 밝혀 주신 것이다. 5편 325장 6~7절 참조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