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누추한 집을 몸소 청소해 주심
  • 무신(戊申 : 道紀 38, 1908)년에 하루는 상제님께서 안양동(安養洞)을 지나시다가 누추한 집을 보시고 몸소 팔을 걷어붙이신 채 맨발로 청소를 해 주시거늘
  • 호연이 “아이구, 이 마을에서도 흉잡히겠어요, ‘저기 저 양반이 구릿골 강증산이 아니냐.’고 그래요.” 하고 속삭이니 상제님께서 “누가 그러더냐?” 하고 물으시니라.
  • 이에 호연이 “저기 노광범이란 사람이.” 하고 대답하니 문득 노기를 띠시며 “노광범이라는 놈 잡아 오너라! 그놈이 나를 어떻게 알고!” 하고 호통치시거늘
  • 광범이 이를 전해 듣더니 버럭 화를 내며 “어쩐 주전없는 사람이 나를 언제 봤다고 ‘이놈 저놈’ 하는가, 대체 얼마나 잘나서 그런가 따져 봐야겠다.” 하고는
  • 소매를 걷어붙이고 싸울 기세로 달려와 “어이~ 여기 왔다!” 하며 거드름을 피우니라.
  • 양반의 체면 문화를 꾸짖으심
  • 상제님께서 “네가 노광범이냐?” 하고 물으시니 광범이 “그렇다. 나 노광범이를 불러서 무엇 할 것이냐?” 하고 대들거늘
  • 상제님께서 “네가 얼마나 똑똑하고 잘나서 이놈아, 나를 어떻게 생겼는지 본다고 따지러 와? 요놈의 자식, 어디 해 봐라.” 하시며 뺨을 한 대 때리시고
  • “어떠냐, 고치겠느냐?” 하고 물으시나 광범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더라.
  • 이에 뺨을 한 대 더 때리시며 “이놈아, 고치겠느냐? 네 혓바닥 좀 짧은가 긴가 내놔 봐라.” 하시거늘
  • 10 광범이 여전히 기세를 피우며 “짧으면 어쩌고 길면 어쩔 것이오?” 하고 말대꾸를 하는지라
  • 11 상제님께서 더욱 노하신 음성으로 “짧은 놈은 상놈이요, 긴 놈은 양반이니라.
  • 12 감히 나를 네게다 대느냐? 구릿골 무엇이? 얼마나 똑똑한가 네가 봐?” 하며 한 말씀을 하실 때마다 이리 치고 저리 치고 하시니
  • 13 광범이 팽이 돌아가듯 이쪽 저쪽으로 정신없이 넘어지며 코피를 줄줄 흘리더라.
  • 14 광범이 그제야 “제가 잘못했습니다. 제가 몰라서 그런 것이니 용서해 주십시오.” 하며 사죄하거늘
  • 15 상제님께서 “그래야지. 진작에 그리했으면 내가 용서하고 말 터인데 누가 그러라더냐!” 하고 타이르시며
  • 16 “가서 탁배기나 한 그릇 받아 먹어라.” 하시고 엽전 열 닢을 던져 주시니
  • 17 이를 지켜보던 호연이 “실컷 맞고는 탁배기 한 그릇 얻어 먹네.” 하며 웃더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9:132)




  • 3절 132:3 노광범(盧光凡, 1874∼?).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에서 부친 노이자와 모친 손씨 사이에서 장남으로 출생.
  • 7절 132:7 얼마나 똑똑하고 잘나서. 일하지 않고 헛기침만 하는 고루한 선천 양반의 혼백을 찢는 말씀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