음성듣기
  • 얼굴 못난 자의 깊은 한
  • 무신(戊申 : 道紀 38, 1908)년 5월에 하루는 구미란(龜尾卵)에 사는 최운익(崔運益)의 아들 영학(泳學)이 병들어서 사경에 이르거늘
  • 운익이 아침 일찍 구릿골 약방에 찾아와서 살려 주시기를 간절히 애원하니라.
  • 이에 상제님께서 “좀 기다리라.” 하시고 늦게 온 사람들은 돌보아 주시면서 운익에게는 종시 약을 지어 주지 않으시더니
  • 해질녘이 되어서야 말씀하시기를 “병자의 얼굴이 심히 못나서 일생에 한을 품었으므로 그 영혼이 이제 청국 심양(瀋陽)에 가서 돌아오기를 싫어하니 어찌할 수 없노라.” 하시거늘
  • 운익이 곰보로 심히 얽은 자기 아들의 얼굴을 본 듯이 말씀하심을 신기하게 여기며 살지 못하리라는 말씀에 더욱 슬퍼하며 굳이 약을 청하니라.
  • 이에 상제님께서 마치 난(蘭)을 치듯 회(蛔) 모양으로 부(符)를 그리시어 약포지처럼 약을 싸 주시며
  • “뱃속에 회가 살면 병자도 살고, 회가 죽으면 아들도 죽으리라.” 하시고 다시 그 종이에 ‘구월음(九月飮)’이라 써서 주시거늘
  • 운익이 그것을 가지고 집에 돌아가 대문을 열고 마당에 막 들어서려 하니 해가 뚝 떨어지면서 가족들의 곡성이 들리므로 방으로 들어가니 아들이 이미 숨졌더라.
  • 위로하기 위해 약을 주었노라
  • 운익이 돌아간 뒤에 성도들이 구월음의 뜻을 여쭈니 말씀하시기를
  • 10 “九月에 葬始皇於驪山下라
    구월 장시황어여산하
    구월에 진시황을 여산 아래에 장사하였다.
    하였으니 살지 못할 뜻을 표시함이로다.
  • 11 만일 굳이 약을 청하여 얻지 못하면 한을 품을 것이므로 그 마음을 위로하기 위하여 약을 주었노라.
  • 12 그 아들이 워낙 복이 없는 자이므로 복을 주자면 들에 익은 곡식이라도 돌려줘야 하는데 그러면 날짐승이 다 굶어 죽을 테고….
  • 13 죽어서 다시 태어나야 하느니라.” 하시니라.

  • (증산도 道典 9:142)




  • 1절 142:1 최운익(崔運益, 1865∼?). 본관 전주(全州). 원평 구미란에 살았다. 부 기방(基邦)과 모 김씨의 차남.
  • 1절 142:1 최영학(崔泳學, 1888~1908). 최운익의 맏아들. 20세에 결혼하고 이듬해 5월에 사망. 영학의 아우 영직(泳稷)은 이 날 형의 죽음과 부친이 새벽에 구릿골 약방으로 달려가 형을 살리려고 한 일, 당시 약방 안에 상제님을 모시고 있던 성도들, 그리고 찾아온 사람들의 분위기까지,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전해 주었다.
  • 4절 142:4 심양. 중국 요동성(遼東省)의 도시. 성경(盛京)이라 하기도 한다. 청나라의 제3대 황제 순치제(順治帝)가 북경으로 천도하기 전까지 청나라의 수도였다.
  • 6절 142:6∼7 김형렬 성도의 손자 김현식과 최운익의 아들 최영직의 증언 내용이 일치한다.
  • 10절 142:10 여산. 중국 섬서성(陝西省) 임동현(臨潼縣) 동남쪽에 있는 산.
  • *** 142장 김형렬 성도의 손자 김현식 증언.